매년 4-5월이면 중국 뤄양(洛陽)은 모란축제로 들썩인다. 뤄양의 이런 전통은 역사가 천 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다.
당송팔대가 중 한 명이면서 북송(北宋)시대를 대표하는 대문호 구양수(歐陽修.1007-1072)는 얼마나 낙양의 모란을 사랑했는지, 그의 저명한 수필집 '낙양모란기'(洛陽牡丹記)에서 이렇게 묘사했다.
"모란은 단주(丹州)와 연주(延州)에서도 나고, 동쪽으로는 청주(靑州), 남쪽으로는 또 월주(越州)에서도 난다. 하지만 낙양에서 나는 모란이 지금은 천하제일이다."(牡丹出丹州ㆍ延州, 東出靑州, 南亦出越州. 而出洛陽者, 今爲天下第一)
'낙양 모란이 천하제일'(洛牡丹甲天下)이라는 말은 바로 이에서 비롯됐다.
모란은 그 화려함으로 꽃 중의 왕이라 해서 '화왕'(花王)이라 일컫는다.
현재 중국 최고의 모란화가로 통하는 왕시우(65) 뤄양박물관 관장이 국내에서 초대전을 연다.
서울 인사동 다보성갤러리(관장 김종춘)에서 5일 개막돼 14일까지 계속되는 그의 첫 국내 개인전에는 주옥 같은 모란화 70여 점이 전시된다.
이번 초대전은 1998년 국립부여박물관장 재직 시절 기획한 '뤄양박물관 한국 특별전'을 준비하면서 남다른 친분을 쌓은 신광섭 현 국립민속박물관장이 주선하고 한국고미술협회장이기도 한 다보성갤러리 김종춘 관장이 후원하면서 성사됐다.
왕 관장은 국내 고고미술사학계에는 중국 문화유산계 인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, 중국 국내에서는 모란화 작가로 더 큰 명성을 쌓고 있다.
얼음의 도시 하얼빈 출신으로 하얼빈사범대학 미술과를 졸업한 뒤 30년 전에 뤄양에 정착하면서 모란화 제작에 투신하기 시작했다.
그의 작품 중 낙양춘색(洛陽春色)은 중국 국가문화부가 태국 국왕행궁 담부원(淡浮院)에 선물했으며, 그 외의 다른 작품은 중국을 찾는 외국 정상들에게 자주 선물로 건네졌다. 현재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는 그의 작품이 걸려있다.
왕 관장의 모란화는 중국의 전통적인 사의화법(寫意畵法)을 중시하면서도 수채화나 유화 기법을 가미한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.
뤄양에서 나는 모란은 품종이 350여 종에 달한다. 그 중에서도 '요황'과 '위자'는 모란의 왕과 왕후로 일컫는다. 이번 왕 관장 개인전에도 이 두 가지 종류의 모란꽃이 주류를 이룬다.